IT 컨설팅 후기

현제님과 함께 일하면서 제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게 느낀 점은… 단순히 개발을 잘하는 개발자가 아니라 "말을 하면 지키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현제님은 신념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분이었습니다. 통화할 때마다 "윤석님, 이건 제가 책임지고 할게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예상보다 일이 훨씬 커져도, 밤을 새워야 해도, 막히는 부분이 생겨도 핑계를 대거나 미루지 않고 끝까지 잡고 집요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한 문장은, 불안감이 기본일 수밖에 없는 창업자에게는 마음을 붙들어주는 가장 큰 버팀목이었습니다. 신용과 의리를 지키는 해병 정신이 깃든 개발자, 저는 처음 보았습니다.

그리고 현제님은 단순한 개발자가 아니라, 기획이 되는 개발자이자 IT컨설턴트에 가깝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처음 기획 단계에서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던 기능들(커피맵, 멘토링, 이벤트 게시판, 익명 게시판 구성 및 매칭 방식, 모각콩 인앱결제 생태계, 추천 알고리즘 등)이 모두 현제님과의 대화 속에서 정제되고 발전되었습니다. 제가 막연히 "이 기능 필요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 현제님은 그 자리에서 기술적 가능성과 운영의 현실성을 동시에 따져보며 "어떤 형태로 필요한지", "언제 넣는 게 맞는지", "비용 대비 효과는 어떤지"를 논리적으로 분석해줬습니다. 덕분에 불필요한 기능은 제때 걸러지고, 필요한 기능은 더 정교하게 설계되었으며, 모든 기획은 총체적으로 일관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단순히 '무엇을 만들지'가 아니라 '왜 만들지'를 깊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큰 장점은, 현제님이 디자인도 되는 개발자라서 UI/UX 디자이너를 따로 구하지 않고서도, 모바일 앱 출시가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초기에 앱 기획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디자이너까지 구해서 모든 페이지와 흐름을 Figma에 완벽히 준비해두고 작업을 시작해두는 것은 1인 창업자에게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제님의 디자인적인 미감 덕분에, UI/UX 디자이너에게 들이는 시간과 예산을 모두 절약할 수 있었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기능과 미감 모두 훌륭한 앱을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덕분에 개발과 마케팅 등 다른 중요한 부분에 예산을 더욱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제님은 개발 수준의 깊이와 지능의 밀도가 남다릅니다. 모각공은 인증 시스템, ERP·어드민, 서버 구조, 매칭 알고리즘, 인앱결제, 게시판, 채팅, 랜딩까지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생태계"입니다. 외주 개발사 대부분은 눈앞의 기능만 구현하는 데 그치지만, 현제님은 단순히 당장 돌아가는 앱을 만든 것이 아니라 3년 뒤, 5년 뒤를 고려한 아키텍처로 전체 시스템을 재설계했습니다. "이건 이렇게 설계하면 이후 확장이 쉬워요.", "이 구조는 장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크게 줄입니다." 등 모든 선택에는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는… 고지능과 장인정신이 결합한 형태의 완성형 개발자입니다. 빠른 개발 속도와 안정된 구조는 보통 양립하기 어렵지만 현제님은 이 둘을 모두 충족시켰고, 개발을 진행하면서 제가 오히려 배움을 얻는 순간들이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현제님은 저에게 페이스메이커 같은 동료이기도 했습니다. 추진력은 매우 빠르고 강하지만, 제가 고민하거나 결정이 흔들릴 때는 제 속도를 존중하며 기다려주었습니다. 여러 선택지 속에서 제가 갈피를 잡지 못할 때마다, 조급함 없이 "윤석님, 지금은 이 판단이 적절합니다/적절하지 않습니다." 기획자의 고민과 창업자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차분하게 방향을 잡아줬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결정을 함께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